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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만화

[자막을 만들자] 원더비트 스크램블 (우리는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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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뒤늦게 정주행] 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gyuta97.blog.me/222188119252

 

 

 

 

 

 

처음 그 존재를 알게 된 후로

 30년이 지난 고전 만화 영화

 

원더비트 스크램블

Wonder Beat Scramble

 

 

[DVD 판 표지, 가격이 무려 75000원! @_@]

 

 

 

30년 만에 정주행을 마음먹고

드디어 시청을 시작합니다. 와!!!

 

 

그런데 기쁨도 아주 잠시

한국어 자막이 없었습니다. 

 

ㅜ ㅜ){헐...)

 

아.... 어쩐다....

 

 

자막 기다리다가 늙겠다 싶어

 

 

그 . 래 . 서 ~

 

 

자막 뭐 그까이꺼... 대충~

 

일본어는 어순도 같고

요새 번역기도 잘 나와 있으니

집어 넣으면 나오는 거 아닌가

 

그리고 자막을 만들어 아이게도 보여 주면

자연스럽게 인체 공부도 될테니...

그야 말로 1석 2조!!!

(아빠는 의사 까진 바라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며 난생 처음

자막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뚜둥!

 

.

.

.

.

.

 

 

그렇게 번역을 위해 처음 마주하는

원더비트 스크램블의 오프닝 곡

 

음? 

 

그런데 이 오프닝 곡이

의외의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보통 오프닝 곡은 밝고 활기차거나

 빠르고 웅장한 곡이기 마련인데

 

이건 엔딩에나 쓸법한 애잔한 곡이네요.

 

 

 

 

 

그래도 오프닝 곡에는 화면 하단에

일본어 가사가 적혀 있어서

어렵지 않게 자막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발로 만든 1화를 저희 집

아이에게 시험 삼아 보여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자막을 읽고 주제가를 

따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

 

제가 달아 놓은 한글 번역 가사 그대로

일본어 가사 멜로디에 맞추어 부르는데,

의미 중심으로 번역해 놓은 것이다 보니

사실 운율은 잘 맞지 않습니다.

 

과연 우리 집 아이처럼

따라 부를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우리 집 개구쟁이라도 편하게 부르라

정확한 의미는 아니지만 에 맞추어 

한번 더 개사를 했습니다.

 

이런 작업을 번안이라도 하던가요?

암튼 난생 처음으로 자막 작업을 하며

 번안 작업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엔딩 곡입니다.

 

잔잔하고 서정적인 일반적인 엔딩들과 달리

아주 아주 밝고 경쾌합니다. ^^

 

이번에는 마치 오프닝같은 엔딩 곡입니다.

 

이 역시 원곡 멜로디에 맞춰

한국어로 부를 수 있도록 번안을 했습니다.

 

 

 

 

왠지 오프닝과 엔딩 곡이 뒤바뀐 느낌이지만

전형적이지 않아 신선하다고 위안을 삼아봅니다.

하지만 여전히 밝고 명랑한 곡의 오프닝

서정적인 엔딩 쪽이 더 좋은 건 어쩔 수 없지만요.

 

그런데 제작자도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그런데 시리즈의 중간 정도인 16화에서

 오프닝 엔딩이 서로 역할을 맞바꿉니다.

(이제껏 많은 애니를 보진 않았지만

이렇게 바뀌는 애니는 처음입니다. )

 

왠지 역할이 뒤바뀐 것 같았던 두 곡이

결국 역할이 다시 뒤바뀝니다. ^^;;

 

아.. 이제야 뭔가 제 자리를

제대로 찾은 듯 편안한 느낌!! ㅎㅎ

 

덕분에 저는 오프닝/엔딩 곡 자막을

두 가지 버전으로 따로 만들어야 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하긴 했습니다.

 

아무튼 이런 특이한(?) 재미를 주려고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나 싶네요.

 

.

.

.

.

 

 

 

그리고 이 만화 영화에는

이 뒤바뀐 오프닝 엔딩 말고도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가 있습니다.

 

한 에피소드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샐 애니메이션에서 갑자기 실사로 바뀌며

 

 '대충 보아도 만화가임에 틀림없군!'

 

이라고 생각할 만한 분이 나타납니다.

(만화가의 상징 같은 저 모자를 보세요 ㅎㅎ!!)

 

 

[ 원더비트 속의 작은 코너

테츠카 오사무의 미니미니 토크 1화]

 

그리고 불쑥! 자기를 소개합니다

 

"네!!!!   테츠카 오사무에요~"

 

 

테츠카 오사무를 모르는 분은 있어도

아마 아톰을 모르시는 분을 없을 거에요.

 

이 테츠카 오사무 선생이 바로 

그 유명한 아톰을 탄생시킨 만화가로

일본에서는 만화의 아버지, 신 이라고도

불리고 있는 전설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 원더비트 속의 작은 코너

테츠카 오사무의 미니미니 토크 15화]

 

15화에서는 아예 자식같은

아톰 피규어를 들어 나오셨네요 ㅎㅎ

이 만화에서는 감수를 맡으셨답니다.

 

앞선 이야기에서  원더비트 스크램블은

에듀테인먼트 만화라고 소개드렸는데

 

이분이 진행하는 미니미니 토크에서

그 점을 한번 더 확인 시켜 줍니다.

 

해당 에피소드에 등장한 인체에 대해

정리하며 복습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완전 교육 만화지요? ^^

 

 

[ 원더비트 속의 작은 코너

테츠카 오사무의 미니미니 토크 1화

수정체에 대한 설명]

 

 

그런데 이 테츠카씨의 미니미니 토크 코너가

KBS 방영시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듯 합니다.

확실히 저도 봤던 기억이 없네요.

 

그런데, 이 유익한 코너를 왜 제외했을까?

처음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화에 통각, 온각 등

 촉각에 관한 에피소드에서

 

갑자기 등장한 빨간 매니큐어의 귀신 같은 손!!!

 

 

 

[ 원더비트 속의 작은 코너

테츠카 오사무의 미니미니 토크 20화

촉각에 대한 설명 중]

 

 

음.... 이...이건....

 

아마 이 부분이 당시 심의 위원회

통과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 물러가라 ○ 마귀!! ^^;;)

 

물론, 어디 까지나 억측입니다... ㅎㅎ

 

 

그런데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코너를 진행했던 테츠카 오사무 선생은

 

이 만화가 방영된 1986년으로부터

 3년이 지난 1989년 2월 9일 겨울 

60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아쉽게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1985년도 NHK 특집 다큐를 찾아 보니

 

'40년간 만화를 그렸고 

이제 힘든 반환점을 돌았다.

100세까지 만화를 그리고 싶다' 

 

라고 소개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바램과는 다르게

반환점을 돈 지 얼마 되지 않아

 좋아했던 펜을 그만 놓아야 했습니다.

 

 

만화가로서 TV 만화 영화 시리즈에

직접 출연(?)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의도치는 않았겠지만

 이 전설적인 만화가가 작고를 몇 년 앞두고,

마치 유작처럼 남기고 간 영상들을

 30년이 지나 우연히 보고 있노 라니

왠지 기분이 오묘~ 합니다.

 

 

왕년에 인상 깊게 봤던 고전 만화 영화

 

처음에는  자막이나 한번 

만들어 보자고 시작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이왕 자막 만드는 김에

간단하게 작품 소개라도 해볼까 했던 것이

본격적인 만화 내용에 대한 소개는

아직 시작 하지도 못했는데

 

오프닝 엔딩 곡의 기묘한 배치니, 

테츠카 선생과 관련된 이야기 등

부수적인 이야기 만으로도

 이야기 분량이 참고 넘치네요 ^^;; 

 

일반적인 소개는 다른 블로그나 기사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으니 생략하는 게 좋겠습니다.

만일 쓰자도 들면   에피소드 당

게시 글 한 편 씩 나올지도... ^^;;

 

그래도 몇 가지는 짚고 넘어가고

 싶은 내용이 있긴 합니다.

 

예를 들자면, 시리즈 도입 부분에서 던져 놓은

 '오르골의 비밀' 떡밥이 회수 되지 못한 점

 

후반부에 갑자기 바뀌어버린 작화 탓에

13세 중학교 1학년 설정의 주인공 스스무가

갑자기 23세 청년으로 바뀌어 버린 다거나

(애니에서는 꽤 자주 있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6화의 스스무와(좌)  18화의 스스무(우)]

 

 

사람 몸속으로는 워프하는 기술은 있으면서도

우주 공간에서는 왜 워프를 하지 않는 것인지 

 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설정들...

 

하지만 초등하교 저학년 대상의

인체 교육용 만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문제 되는 수준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이 만화를 처음 보았던 그 시절처럼

그저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았다면

모르고 넘겼을 부분들입니다.

 

아니 오히려 참 재밌습니다.

 

인간의 몸속에서 벌이는

외계인과의 치열한 전투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행방

외계인의 음모를 밝혀가는 과정

 

다만 이제 머리가 굵어진

이 늙은  불편러가 너그럽게

눈감아 주지 못한 탓 일테지요 ^^

 

.

.

.

.

.

 

 

이렇게 처음 접할 당시에는 잘 몰랐던

숨은 이야기들을 깨달아가며 직접 만든

생애 최초의 만화 영화 자막!!!

 

25분짜리 에피소드 하나 만드는 데

퇴근 후 매일 저녁 3~4시간 씩

거의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중간 중간 쉬어가며 만들기도 했지만

1화부터 26화 마지막 편 초벌번역 작업 까지

 거의 반년이 걸렸습니다. ㅠ ㅠ)

 

아...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제작자들이 재능 기부로 올려주시는

자막을 그저 편하게 즐기기만 해왔는데

이제 막상 제가 직접 한번 만들어 보니

이거 정말 자막 제작자 분들께

절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 _   _ )

 

 

이제 그 분들의 노고에 보답하는 뜻에서

 

오역 의역이 작렬하는 자막 이건만

오타와 싱크을 좀 수정해서 

블로그에 공개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과연 몇 분이나 찾아 보실 지는 모르겠지만

 

원더비트 스크램블을

끝까지 다 보지 못해 아쉬웠던 분들,

보았지만 오리지널로 다시 보고 싶은 분들께

조금 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 올 한해도 마무리 잘하시고

2021년에도 즐겁고 건강한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 자막 파일은 아래 페이지 첨부 파일을 참고하세요

 

blog.naver.com/gyuta97/222215052983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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